사랑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
아무리 뜨거워도
물 한 그릇 뎁힐 수 없는
저 노을 한 점
온 세상을 헤아리며 다가가도
아무도 붙잡지 않는
한 자락 바람
그러나 사랑은
겨울의 벌판 같은 세상을
온갖 꽃들이 다투어 피어나는..
경상매일신문 기자 : 2023년 05월 10일
밭고랑에서 삐끗해 금 간 다리뼈 겨우 붙으니
늙은 어머니는 무릎걸음으로 엉금엉금 마당가로 가
참나무 아래서 도토리 주워 껍질 까다가
막내아들이 쉬라고 하면 내뱉었다
놔둬라이, 뼈에 숭숭 드나드는 바람 달래는 거여
장가 못 든 쉰줄 막내아들이..
경상매일신문 기자 : 2023년 05월 07일
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게 입문한 MZ세대 공무원들이 최근 4년간 3만 명이나 떠났다고 한다. 신의직장 철 밥통으로 불리는 국가직공무원들이 10년 넘게 최하위 8~9급에 머물러 있고, 물가인상보다 낮은 봉급인상으로 실질소득이 점점 줄어드는 바닥에서 하루빨리 탈출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..
박동수 기자 : 2023년 05월 07일
본격적인 영농철이 되어 농촌 마을의 풍경은 경운기와 트랙터의 운행하는 소리로 가득 차 있다.
필자가 사는 상주의 경우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32021명(33.8%)인데 다른 지역 농촌의 경우도 고령화의 속도가 더 빠르다.
농부의 손길이 빨라지고 바쁘다 보니 ‘부주의’에 의..
김용묵 기자 : 2023년 05월 03일
헨드릭 하멜이 조선에 표착한 것은 같은 네덜란드인인 벨테브레보다 약 26년 뒤의 일이었다. 하멜은 효종의 배려로 훈련도감에 소속되어 벨테브레의 지휘를 받으며 생활했다. 이들은 각자 화승총 한 자루씩과 화약, 총알을 지급받았고 봄에 3개월, 가을에 3개월씩 훈련을 받았다. 서울 체류 중..
경상매일신문 기자 : 2023년 05월 01일
어스름 녘,
일을 끝내고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
꾸벅 꾸벅 졸다가 어깨에 얹혀오는
옆 사람의 혼곤한 머리,
나는 슬그머니 어깨를 내어준다.
항상 허세만 부리던 내 어깨가
오랜만에 제대로 쓰였다.
그래, 우리가 세상을 함께 산다는 건
서로가 서로의 어깨에
피로한 머리를 기댄..
경상매일신문 기자 : 2023년 04월 30일
네덜란드도 본국인들의 송환을 위해 일본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고 이에 일본은 이런 기회를 이용해 네덜란드에게 유리한 교역조건을 제시하려 한 것 같다. 그렇기 때문에 일본은 조선에 대하여 억류한 네덜란드인들을 송환하라고 강력한 항의와 요구를 해왔다. 이때 일본은 조선에 남은 하멜 ..
경상매일신문 기자 : 2023년 04월 30일
분산 배치된 일행 중 하멜은 여수 수영의 진남관에서 문지기 생활을 약 3년간 하였다. 눈비가 올 때나 뙤약볕 아래에서나 온 종일 보초를 서야 하는 이들은 병영의 수군절도사(水使)가 어떤 사람이 부임해 오느냐에 따라 삶의 질도 달라졌다. 선정을 베푸는 사령관이 부임해오면 이들의 생활도 ..
경상매일신문 기자 : 2023년 04월 27일
묵시아에서 29킬로미터를 걸어 피스테라에 도착했다. 긴 하루가 지나가고 새 날이 밝았다.
그렇게 2022년 6월 28일 월요일 오늘, 나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0.00킬로미터 표지석 뒤로 펼쳐진 검푸른 대서양을 바라보며 오랫동안 상념에 젖어있다. 난생 처음 보는 대서양은 늘 보던..
경상매일신문 기자 : 2023년 04월 27일
남북산이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 단식투쟁을 하여 죽자 조선조정이 매우 걱정을 하였는데 청나라 사신이 끝내 불문에 붙였다는 위의 기사는 그 행간을 살펴보면, 결국 조선 조정은 청의 사신에게 거액의 뇌물을 주고 이 사건을 무마한 것으로 추측이 된다. 만약 이때 남북산 등이 청나라 사신에게 하..
경상매일신문 기자 : 2023년 04월 26일